
사진에는 잘 나오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긁히기도 하고 도금이 닳기도 하고 참.... 저 만년필도 이러려고 먼 프랑스에서 오지는 않았겠지. 2005년에 영풍에서 사서 펜촉은 한 번 다른 것으로 갈았다. 실은 쓰던 펜촉은 그대로 있는데 몇번 쓰다보면 낭창거리고 해서 좀 쓰기 불편했다(다른 곳에 보니 연성..?). 그래서 영풍에 문의를 했더니 바로 이전 모델의 펜촉이 있다고 해서 바꾸었다. 오... 원하는 느낌. 이걸 시간을 두고 쓰면서 여러번 수리센터를 다녀오면서 길들이고 조금씩 다듬고... 시간이 지나니 어느덧 펜이 나를 길들인 것인지 아니면 내가 펜을 길들인 것인지 모를 일이다.
실은 이런 비싼 아가씨가 바다건너 전혀 모르는 나라에 와서 A4같은 곳에 슥슥 써야되고 필통에 들어가서 긁히기도 하고(귀한집 규수가 이렇게 살고 있으니 참 허허...) 그나마 펜촉은 1달에 두세번씩 미지근한 물에 1시간 정도 푸욱 담그어 잔유물을 제거하면서 쓰다보니 남들처럼 안나오네 어쩌네 하는 일은 없지만, 대신 펜 몸통이나 뚜껑이 긁히고 심지어는 닳기까지 했으니 나도 좀 죄책감이 들었다. 판매처에 문의하였더니 새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하면서 뚜껑과 몸체를 바꾸는데 15만원 달라고 해서 '헉' 하며 손을 내저었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흑....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바꾸던가 해야지...
이제는 다른 이야기
오늘 우연히 만년필과 관련된 글들을 보았다. 이곳 얼음집 사람들이 일정정도 세대의 폭이 넖은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지금이 겨울방학이거나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올라오는 만년필을 보면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한번 시험삼아 구입한 것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만년필을 쓰고 싶었는데 찾아보니 이게 맘에 들었어요 정도?). 바로 이 단계에서 만년필 관리도 힘들고 쓰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고 해서 거기서 멈추는 그 단계. 만년필이 그렇게 쓰기 편안한 물건은 아니니까...
그러다 보니 포스트들이 처음 시작하는 정도의 물건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여기 있는 사람들이 좀 나이들고 그러면 그 때 가서 물건도 사서 쓰고 그러겠지. 그래도 지금과 별 차이는 없을지도. 비싼 물건을 쓰는 사람이 무슨 자랑이라고 여기에 나 몽블랑 10년씩 써요~ 하고 자랑삼아 포스트를 올리겠나. 그 쯤 되면 바쁘거나 귀찮거나 한참 일하는 나이거나 그럴테니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서로 보여주고 그러고 말겠지.
처음 쓰는 물건에 수십만원씩 하는 물건을 쓸리는 없고, 나도 처음에는 스태들러부터 시작했으니 다 그런거 아니겠어? 그러다가 맘에 들면 익숙해져서 쓰는거고 그렇지 뭐.
뱀다리. 나중에 기회가 되면 M200은 한 번 써보고 싶기는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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